부천에도 시전문 무크지가 창간된다. 부천시의회 3층 대회의실에서 2월 21일 오후 6시 창간식을 갖는다. 우리 사회의 삶의 가치와 담론의 생산자로서 가졌던 한국 문학 위기의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담론 생산의 주체가 되기를 바라며 도서출판『생각과 표현』(대표 주병율)에서 시전문 무크지《Moment》를 창간한다.

문인들과 인연이 깊은 문화도시 부천은 유네스코 창의도시(문학도시)를 추진 중에 있으며, 시전문지도 부천에서 탄생하는 것은 더 한층 의미가 있다.

창간호의 특집으로 ‘무의미의 시, 김춘수 시인의 시와 시론’을 집중 분석했다. 평론가 남승원, 시인 이재훈, 시인 김효은, 서울대학교에서 김춘수 연구로 학위를 받은 시인 오주리 등 젊은 후학들이 모여 좌담을 가지고 김춘수 시인의 시세계가 한국시문학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의 전망들에 대해 조망했다.

또한 이번 창간호에는 도서출판『생각과 표현』시 창작교실에서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변화와 전망에 대해 공부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결성한《不二문학회》동인들이 참여해서 시의 이해와 창작의 의욕을 고취시키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 특히 오래도록 함께 공부하던 사람들이 문단의 유수한 시잡지들로 등단을 하게 되고 이 새로운 시인들과 동인들의 작품을 함께 발표해서 이들의 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객관적 평가를 받고자함에 의의가 있다.

한편 이번 창간호는 문학과 시창작 중심의 편집을 지양하고‘미술·연극·사진과 에세이·철학·잊혀져가는 풍습과 정신’등 다양한 예술적 분야의 미적 세계를 편집 수용함으로써 예술의 다양성을 통해 시창작의 심화와 시세계의 다양성 확대에도 많은 영향을 주리라 생각한다.

특히 김종영 조각상을 수상한 조각가 전항섭의 조각 작품들은 대상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물성을 바탕으로 그 물성이 지닌 존재성을 현현케하고 전달함으로 사물이 말하고 언어가 사물이라는 은현동시의 사상을 내포하고 있어서 새로운 미적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단의 평가가 그 가치를 더하고 있어서 꼼꼼한 감상을 다한다 해도 결코 실망이 없다.

이 외에도 철학의 다양한 정신사적 의의와 학문적 해석. 강병두 사진작가의 작품과 에세이. 연극 평론가 송정섭의 유진오닐에 대한 평.《간이역》의 저자 배홍배 시인의‘잊혀져가는 풍경과 사진’등 읽을거리가 알차다.

주병율 대표는 “작금 한국문학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은 크다. 또한 잡지의 자립적 생존 바탕의 환경은 더 열악하고 위험하다. 그러나 시를 사랑하고 우리들의 삶에서 정신적 가치와 미에 대한 열망이 계속되는 한 어느 부문에서는 누군가 이 어려운 작업과 역할을 해낼 것이고 이것은 한 개인의 열망의 차원이 아니라 한 집단의 지성과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 문제로 다뤄질 것이다. 이에 도서출판『생각과 표현』에서 시전문 무크지《Moment》를 통해 그 어려운 부분의 한 역할을 담당하려고 한다. 시를 사랑하고 존재의 가치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