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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 ‘1960년대 숨은 걸작’ 작품 공개! - 한국영화의 최초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60년대 숨은 걸작 8편을 한국영화회고전을 통해 재조명
  • 기사등록 2015-08-06 13: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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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은 ‘1960년대 숨은 걸작’으로, 한국영화 전성기인 1960년대 활동했던 감독들의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걸작 8편을 소개한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 <명동에 밤이 오면> <비무장지대> <살인마> <육체의 고백> <육체의 문> <장군의 수염> <현금은 내 것이다> 20회 BIFF의 한국영화회고전에서 재조명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동안 회고전을 통해 김기영, 김수용, 한형모, 유현목, 신상옥, 이만희, 김기덕, 정진우, 임권택 감독 등 매해 한 감독의 대표작을 소개해왔으나 올해는 20회를 맞아, 한국영화의 최초 황금기라 할 수 있는 1960년대 숨은 걸작 8편을 한국영화회고전을 통해 재조명한다.

1960년대는 연평균 200편 정도의 영화가 제작되며 국민 1인당 관람 횟수도 4~5회를 기록할 만큼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지대했다. 양적 성장과 더불어 주목할 만한 감독이 많이 배출되었으나, 1년에 대여섯 편씩 빨리 찍어야 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후대에 ‘작가’로 인정받은 감독은 많지 않았다. 더구나 오늘날 많은 영화가 소실되어 한국의 작가 연구는 몇몇 유명 감독에 한정되었는데 이번 회고전은 한국영화사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감독과 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에 소개되는 8편은 그 동안 한국영화회고전에 선보이지 못한 영화들 가운데 걸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작품들이다. 박상호, 조긍하, 이봉래, 이형표, 이상언, 이용민, 이성구, 최하원 등 숨은 걸작을 만든 감독들 또한 이번 회고전을 통해 새롭게 주목 받을 감독들이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단순하면서도 풍부하게 그린 박상호 감독의 <비무장지대>(1965)는 90년대 이후 만들어진 <공동경비구역 JSA>, <웰컴투 동막골>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능가하는 비극미를 보여주는 작품. 일본영화 <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女が階段を上る時>를 원작으로 하는 <명동에 밤이 오면>은 이형표 감독의 빼어난 연출력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한국 갱스터 영화의 출발점을 짐작케 하는 <현금은 내 것이다>(1965)는 주로 멜로드라마를 만들었던 이상언 감독의 데뷔작. <현금은 내 것이다>와 마찬가지로 장르영화로서 주목할 작품이 이용민 감독의 공포영화 <살인마>(1965)이다. 근대와 전근대, 서구와 한국이 기이한 형태로 뒤틀린 형상을 보여주는가 하면 가부장제 사회 속에 억눌린 성욕이 충격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1960년대는 한국영화의 모더니즘이 꽃핀 시기이기도 하다. 그 대표작으로 이성구 감독의 <장군의 수염>(1968)과 최하원 감독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8)도 이번 회고전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장군의 수염>에는 신동헌 작가가 만든 걸작 애니메이션이 삽입되어 있는데 당대 이렇게 뛰어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할 영화이다. 마지막으로 조긍하 감독의 <육체의 고백>(1964)과 이봉래 감독의 <육체의 문>(1965)은 몸을 팔아 살아가야 했던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바라본 영화들. 두 편 모두 우회적인 사회비판을 시도하는 작품들이다.

이번 한국영화회고전의 프로그래밍을 맡은 남동철 한국영화 프로그래머는 “1960년대는 아직 발굴을 기다리는 영화가 많은 시기이다. 이번 회고전이 그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 이번 회고전의 의의는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영화사의 또 다른 숨은 걸작을 찾고자 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라고 전했다.

[한국영화회고전 상영작 리스트]

<나무들 비탈에 서다>(최하원, 1968)

동호는 군대에서 왜 죽었을까? 죽음의 이유를 알려달라며 동호의 약혼녀 숙(문희)이 찾아오면서 현태(이순재)의 고뇌는 깊어진다. 황순원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국전쟁의 비극에서 오는 소외와 고독, 상처를 다룬 작품. 그 동안 프린트를 찾지 못해 관객과 만날 수 없던 작품이나 올해 한국영상자료원이 프린트를 찾아 대중에 처음 공개한 영화이다.

<명동에 밤이 오면>(이형표, 1964)

명동의 밤은 단골을 잃지 않으려는 술집들의 경쟁으로 뜨겁다. 술집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꿈은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거나 자기 가게를 차리는 것이다. 윤 마담(최은희)은 그곳에서 자존심을 지키며 살려 애쓴다.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꾸준히 다작을 했던 이형표 감독의 초기 대표작 중 하나.

<비무장지대>(박상호, 1965)

분단이 낳은 비극을 군사분계선에서 길을 잃은 두 아이가 겪는 일련의 사건들로 절절하게 그린 작품. 휴전 12년만에 비무장지대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한 작품으로 제13회 아시아영화제 비극영화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진정 ‘숨은 걸작’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영화이다.

<살인마>(이용민, 1965)

시어머니 허씨는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들키자 애자의 친척 동생과 함께 애자(도금봉)를 죽일 음모를 꾸민다. 애자의 원혼이 키우던 고양이에 깃들어 복수를 시작한다. 동양과 서양의 괴담이 뒤섞인 한국 공포영화의 초기 대표작.

<육체의 고백>(조긍하, 1964)

미군을 상대하는 부산 환락가의 마담으로 일하며 딸 셋을 키운 어머니(황정순)의 삶을 그렸다. 어머니는 자신을 희생하며 딸들에게 희망을 걸지만 딸들에게 비극적인 일들이 연속으로 벌어진다. <국제시장>이 아버지의 수난사를 그린 작품이라면 <육체의 고백>은 어머니의 수난사를 그린 대조적 성격의 영화이다.

<육체의 문>(이봉래, 1965)

시골에서 상경해 매춘부에서 마사지사로 열심히 돈을 모아 증권 투자까지 하게 된 은숙(김혜정). 하지만 사랑에 눈이 먼 은숙은 증권사 직원 만석(남궁원)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고 결국 모든 것을 잃는다. <삼등과장> 등 서민 코미디로 널리 알려진 이봉래 감독의 숨은 걸작.

<장군의 수염>(이성구, 1968)

사진기자 김철훈(신성일)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한때 김철훈이 쓰려고 했던 소설 <장군의 수염>의 내용에 대해 듣게 된다. 신동헌 화백의 애니메이션이 소설 내용을 알려준다. 한국 모더니즘영화를 대표하는 영화이다.

<현금은 내 것이다>(이상언, 1965)

영준(박노식)은 조직의 명령으로 한 노인을 죽이지만 살인의 이유가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된다. 영준은 노인의 유언대로 노인의 딸 은주를 보호해주기로 한다. 경찰로부터 현금 수송차량 탈취 용의자로 쫓기게 되지만 영준은 마지막까지 은주를 위해 희생한다. 초기 한국 갱스터영화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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